수강신청이란 강의를 듣기 위해 어떤 기관에 청구하는 행위이며 대학교에서는 매 학기가 시작되기 전 전공과 교양 강의를 신청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우리 학교에서는 지난달 14일부터 22일까지 전자정보공과대학을 시작으로 여러 단과대학의 수강신청이 진행됐다.

▲학내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 강의매매 게시글이 올라왔다. 자료=우리 학교 에브리타임
▲학내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 강의매매 게시글이 올라왔다. 자료=우리 학교 에브리타임

 

강의 매매에 관한 게시글이 올라오는 시기는 수강신청 기간과 수강정정 기간이다. ‘원하는 강의를 잡지 못했다는 다수의 게시글을 학내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우리 학교 교육지원팀에서 수강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홍의진 과장은 올해 1학기 수강 신청 후 폐강과목은 전체 32라며 수강포기 기간에 포기하는 강좌는 학기당 약 600건이 넘는다라고 말했다. 강의 매매의 원인은 강의 수 부족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오히려 강의 수 대비 학생들의 부족을 언급했다.

 

실제로 기자는 지난 7일 수강정정 기간에 원하는 수업을 수강하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다. 기자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도 정확한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네이비즘 서버시간을 열고 초 단위로 수강신청 시각을 기다렸다. 수강신청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자는 원하는 강의를 잡지 못해 좌절한 학생들을 여럿 확인할 수 있었다. 익명을 요청한 A (경영·22) 학생강의를 사거나 교환이라도 해야겠다라며 에타를 계속 확인하고 있었다. 이미 에타 자유게시판에는 특정 강의를 매매 또는 교환하자는 게시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와 있었다.

 

강의 매매란 에타에서 누군가가 특정 강의를 판매하겠다는 게시글을 올리면 이를 보고 연락한 사람이 일정 돈을 지불한 후 해당 강의를 받는 것을 말한다. 강의를 사고파는 행위는 불법이 아니며 우리 학교 학칙에도 명시해두지 않았다. 그러나 학생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강의 수강 기회를 놓칠 수 문제가 된다.

 

강의를 사고파는 행위에 관해 학생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한수민(영산·22) 학생은 지금까지 수강신청을 하면서 강의를 사고판 적은 없지만 이런 문화가 좋아 보이지 않는다라며 이러한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학교 측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하지 않겠냐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한편 익명을 요청한 B(경영·21) 학생은 들어야 할 필수 과목을 잡지 못해 졸업을 못할 뻔한 상황이 생긴 학생들을 몇 명 봤다라며 여석을 늘려주는 것이 불가능한 강의라면 학생들 사이의 거래를 통해서라도 해당 강의를 잡을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라는 긍정적인 의견을 냈다.

 

올바른 수강신청 문화를 위한 학교의 적극적 대응을 요구하는 의견에 대해 홍 과장은 현재 강의 매매 방지를 위해 대표적인 인기 강좌인 서울권역 e 러닝 과목‘K-MOOC 과목에 한하여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이 과목들은 수강신청 시작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수강신청을 하지 못하도록 여석을 막고 있다고 현재 강의 매매 근절을 위해 노력 중이라 밝혔다.

 

하지만 담당 교수의 강의 가능 시간이나 강의실의 수용 인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학교 측도 무작정 여석을 늘리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강의 매매를 계속 내버려 두기에는 학생들의 공정한 강의 수강 기회를 앗아가 교육 시스템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양한 환경에 처한 사람들의 의견이 모두 반영되도록 학교와 학생들이 의견을 조율하고 현명한 해결 방안을 찾을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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