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의 핵심은 비즈니스 모델의 방향성과 가치 창출 가능성”
[성공! 창업 릴레이 인터뷰]는 광운대신문사, 대외국제처, 산학협력단이 함께 기획한 프로젝트로, 창업에 성공한 동문을 찾아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창업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간접 멘토링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의 잠재력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그 길을 선택한 혁신적 기업인 홍창표(전자‧74) 동문을 만나본다. 홍창표 회장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이후, 자신의 꿈과 열정을 살려 굳건히 경영인의 길을 걸어왔다. 이하의 내용은 서면으로 진행된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그의 혁신적인 발자취를 따라가 봤다. 홍 회장은 대학을 졸업하고 몇 해 지나지 않아 신화정보시스템을 설립해 반도체 사업 분야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바 있다. 그는 성공적인 반도체 유통 사업을 뒤로하고 50대에 새로운 사업 분야에 도전했다. 홍 회장의 재도약 출발지는 ‘로봇 사업’이었다. 그는 로봇 사업 중에서도 ‘코딩·AI(인공지능) 교구 전문기업’으로 사업 방향을 잡았다. 2006년 설립한 로보링크는 2016년과 2019년 두 차례 ‘올해의 대한민국 로봇 기업’으로 선정되며 로봇 교육 분야에서의 입지를 굳혀 나갔다. 로보링크는 현재 해외 시장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세계적인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은 로보링크의 로봇‧코딩 교육 키트를 ‘월스트리트저널 TOP 5 교육 키트’에 선정했다.
◆ 평범한 개구쟁이 소년에서 기업인으로
홍 회장에게 도전을 망설이지 않는 기업인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한 특별한 유년 시절 경험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그저 개구쟁이였고 평범한 유년 시절이었다”며 특별함은 없었다고 말한다. 홍 회장의 유년 시절 또한 다른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에게 전공에 대한 의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저는 대학 입시 시절 모 대학 무역학과를 지망할 정도로 이공계 전자 분야에는 흥미도가 적었다”며 오히려 무역이나 영업 쪽에 관심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취업 당시 우리나라 최초의 반도체 제조 회사에서 반도체 영업을 위한 세일즈 엔지니어를 뽑는다고 해 전공도 살리고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는 그곳에 입사했다. 입사 이후 홍 회장은 해외 반도체 등을 취급하는 무역 오퍼 업에 종사하다가 그 경험을 살려 첫 회사인 ‘신화정보시스템’을 설립했다.
◆ 첫 회사 설립, 성공적 위기관리의 핵심
그가 1983년부터 2020년 현재까지 기업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목표는 ‘비즈니스 모델의 방향성’과 ‘가치 창출의 가능성’이다. 창업 당시 그의 회사가 추구하는 바는 통신 산업 등 IT분야의 제조 회사에서 해외의 첨단 반도체 등을 소개하고 영업하는 일이었다. 그 시기 우리나라의 주요 산업과 회사의 방향성이 맞아 비교적 순탄하게 사업을 이끌 수 있었으며 큰 위기는 적었던 편이었다. 그는 위기 또한 경영자의 성향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사업은 비즈니스 모델이 잘되면 요즘의 카카오, 아마존 등과 같이 확장성이 커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땀 흘려 일해도 위기가 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은 애초 시작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철저히 검증해 포지셔닝이 잘 돼 있을 때 시작하는 것입니다. 될만한 사업은 페이스북처럼 경영자가 경험이 적고 서툴러도 이익이 나고 투자도 받으며 큰 리스크 없이 회사가 커질 수 있죠. 하지만 포지셔닝이 잘못돼있으면 경험이 많고 재원이 풍부하더라도 쉽지 않습니다”
홍 회장은 1983년 사업을 시작해 2002년 1월 반도체 사업 분야 최초로 신화정보시스템을 코스닥에 상장했다. 이처럼 성공적으로 회사를 경영할 수 있게 하는 그의 경영 철학은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최근 넷플릭스의 CEO가 ‘규칙 없음’이라는 책에서 ‘자유와 책임’이라는 기업 철학으로 회사 동력을 만들었다는 내용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그가 80년도에 신화정보시스템을 경영하던 당시 만든 회사 사훈 중 하나가 ‘자율과 책임’이었기 때문이다. 홍 회장은 “직원들이 책임을 갖고 자율적으로 목표에 이르도록 간섭을 최소화하는 것이 직원들을 신나게 하고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길”이라며 반도체 사업 분야 최초로 코스닥 상장을 가능하게 했던 그의 선도적 경영 철학을 전했다.
◆ 두 번째 도전, 사업의 전환과 확장
홍 회장은 경영자가 회사를 경영하는데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설립 목표라며 안정적으로 운영하던 회사를 매각하고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게 된 배경을 말했다.
“50대 초반에 시작한 제2의 사업인 로보링크는 개인적으로 비교적 안정된 시기여서 이익을 내며 사회에 기여하는 역할을 가진 사업을 찾았고 그렇게 아이들이 즐기면서 미래를 배울 수 있는 교육용 로봇 사업을 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그는 “경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과 같아 지치지 않고 유지해야 하는데 그럴 때 중요한 것이 내가 왜 회사를 운영하는지에 대한 이유와 명확한 목표를 가지는 일”이라며 보람 있고 의미 있는 사업은 다시 일어날 힘을 갖게 할 것이라고 창업의 목적성에 역점을 뒀다.
제2의 사업인 ‘로보링크’는 미국 법인을 설립한 후 글로벌 전시회인 ‘CES 2019 로봇‧드론 분야’에서 인텔, 네이버, DJI와 같은 대기업을 뛰어넘어 최고혁신상을 수상하는 등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는 해외 시장 진출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좋은 일들도 많지만, 가치 창출이 부진해 계속 투자를 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며 “사업에 뜻이 있는 후배들이 경제지나 전문지 등을 읽고 미래의 숲을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매사를 긍정적으로 유쾌하게 해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업하는 것은 목표가 아닌 생활의 한 수단이므로 그것에 모든 인생을 걸지 말고 순간순간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비즈니스는 자부심을 품을 의미 있는 사업을 선정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렇게 돼야 덜 지치고 또 도전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며 성공도 이루어지리라 믿습니다. 혹시라도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부분이 있는 후배가 있다면 앞으로 30~40년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초창기이기에 여러 부문의 최고 스페셜리스트가 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충분히 있다는 생각을 전하고 싶습니다. 후배님들의 앞날에 행운이 함께하기를 희망합니다”